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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생 황 씨의 갱년기 극복 이야기. 60대의 고민 갱년기를 이겨내며..

건강 웰니스

by ezpedia 2025. 3. 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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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3월생인 황 씨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를 키우며 열심히 살아온 황 여사님은 아이들을 모두 독립시키며 찾아온 갱년기로 인생에 또 다른 고난과 폭풍을 겪으며 이것을 이겨낸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합니다. 저도 읽으며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짠해 오늘은 감사하다는 말을 카톡으로 남겼습니다. 황 여사님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1962년생 황 씨의 갱년기 극복 이야기. 60대의 고민 갱년기를 이겨내며..

1962년 황 양, 갱년기여도 괜찮아

나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아니,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왔고, 가족이 내 삶의 전부라고 믿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매일 전쟁 같았다. 이유 없이 울고 떼를 쓰는 아이들을 달래며 집안일을 하고, 남편이 퇴근할 시간에 맞춰 저녁을 준비하느라 숨 돌릴 틈도 없었다. 그래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나는 어머니도 그렇게 살았고, 어머니의 어머니도 그러셨을 테니까.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고,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 존재가 점점 희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는 하루하루가 바빴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내 감정에 집중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거울 속의 나를 마주할 시간이 많아졌다. 주름진 얼굴, 탄력을 잃어가는 피부, 힘없이 축 처진 몸. 언제 이렇게 늙어버린 걸까? 나는 그대로인데, 세월은 한순간도 나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갱년기는 예상보다 훨씬 더 가혹했다. 단순히 몸이 변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감정적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별것 아닌 일에도 화가 나고, 억울함이 치밀었다. 남편이 아무렇지 않게 던진 한마디에도 서운함이 몰려왔고, 아이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외면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한때 나 없으면 안 될 것 같았던 가족이 이제는 나 없이도 너무 잘 살아가는 것 같아 배신감마저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희생만 하면서 살아온 걸까? 나는 대체 누구를 위해 살아온 걸까?

하루는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고, 내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가족을 위해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 삶이 나를 삼켜버린 느낌이었다.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도 안다. 내 머리로는 너무나도 잘 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이 터질 것 같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칠 때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 내 생각이 내 생각이 더 이상 아니다. 감정이 나를 지배한다. 그때의 행동들을 돌이켜 보면 부끄럽고 미안해서 더 우울해지고 그러다 보니 감정 폭풍의 순간이 더 자주 와버린다. 끊이지 않는 고통이었다. 그러면 안 되는데 저질러 버리고 저지르고 나면 후회가 되고 미안하고 그러면 더 위축되고 그러다 보니 더 감정적으로 취약해져 더 쉽고 빠르게 폭발해 버린다. 멈춰야 한다. 제발 그만하고 싶다. 방법을 찾아보자.

 

그러다 우연히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운동 삼아 다녀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특별한 기대도 없었고, 그저 건강을 위해서라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물속에 몸을 담그는 순간, 나는 이상한 해방감을 느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점점 물에 적응하면서 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수영을 하면서 나는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내 자신을 돌보지 않았는지 깨달았다. 나는 늘 가족이 먼저였고, 나 자신은 뒷전이었다. 하지만 물속에서만큼은 오직 나만 존재했다. 내 호흡, 내 몸짓, 내 움직임에 집중하는 순간,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불안과 우울이 조금씩 사라졌다. 나는 처음으로 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한 바퀴도 제대로 돌지 못했지만, 점점 실력이 늘면서 작은 성취감이 쌓였다. 물속에서 부유하는 느낌이 마치 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았다. 수영을 배우면서 나는 나 자신을 돌보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사라진 게 아니었다. 단지 오랫동안 내 자신을 잊고 살았을 뿐이었다.

이제 나는 매일 아침 수영장에 간다. 물속에서 내 몸을 움직이는 순간만큼은 모든 감정에서 자유롭다. 남편과 아이들에게도 더 이상 원망을 품지 않는다. 그들도 나름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니까.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나는 여전히 엄마이고 아내이지만, 그보다 먼저 ‘나’라는 존재였다.

갱년기는 끝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작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나를 위한 삶을 살아보려 한다. 어쩌면, 내 진짜 인생은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단순히 수영을 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또 다른 여성들과 교류하고 싶어졌다. 수영장에서 알게 된 몇몇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처럼 갱년기로 인해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고, 때로는 함께 웃으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인간관계를 맺고, 삶의 활력을 얻기 시작했다.

수영을 시작한 지 몇 개월이 지나자, 내 몸도 변하기 시작했다. 기력이 좋아졌고,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처음에는 수영이 단순한 운동일 줄만 알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신체 운동을 넘어 내 정신을 치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물속에서 나는 온전히 나 자신과 마주하고, 내 안의 응어리를 하나씩 풀어내는 기분이었다.

지금은 매일 아침이 기대된다. 이전에는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두려웠다. 반복되는 집안일과 외로움이 나를 짓눌렀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도 물속에서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수영을 마치고 나오면,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든다.

나는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내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나를 위해 살아갈 시간이다. 나는 여전히 아내이고, 엄마이지만, 동시에 ‘나 자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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